안녕하세요. 와이즈레코드를 운영하고 있는 w8er입니다.

 

23년 10월 31일, 누적 방문수가 1000이 됐습니다.

 

 

블로그명이 '와이즈레코드', 즉 '슬기로운 기록'인 만큼 필자는 기록하는 것을 정말로 즐기는 편입니다. 일상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즉시 핸드폰 메모장을 열어 기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가끔은 꿈 내용이 떠오르면 깨어나자마자 핸드폰을 휴대하여 기록하기도 합니다.

2019년에 시작된 기록 습관은 군대에서 동기와 함께 일기를 쓸 때부터 생겼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록과 기록 사이에 어마어마한 공백이 있을 정도로 그런 습관이 없었는 말입니다. 생각해보면 이전부터 필자는 창작의 욕망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상편집을 시작하고, 중학교 시절엔 피아노와 창작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결국은 예술 고등학교를 거쳐 음대생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컴퓨터공학과에 복수전공으로 합격하여 게임 기획과 개발도 하고 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복수 전공을 시작한 3학년 쯤부터는 일정이 엄청 바빠지기 시작했고, 가끔은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학점이 4점대를 달성한 아주 자랑스러운 기억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쩌다 기록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요?

저도 몰라요. 처음 시작은 그저 동기가 쓰길래 아무 이유 없이 따라한 게 전부입니다. 인생에 한 번 가는 군대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재밌는 일들이 많을 것 같아서 그 내용들을 기록해놓으면 미래의 나에게 재밌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된 것이었죠. 이렇게 다양한 기록을 하게 도와줄 바탕이 되어주다니, 필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였죠. 게임 영상 편집을 시작한 것도, 피아노 학원을 처음 가기로 한 것도, 예술 고등학교와 예술 대학교 진학을 마음먹게 된 계기도, 운좋게 군악대에 들어가게 된 것도, 컴퓨터공학과 복수전공을 마음먹게 된 것도, 이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와이즈레코드'라는 하나의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뭔가 위대한 계기가 있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냥 했습니다. 

 

저는 그 인과관계가 궁금해 인생을 기록하는 것에 좀 더 힘써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많은 폼을 오갔습니다. 지금은 티스토리 글로 대체하게 됐지만 종이로 직접 일기장 기록도 한 달 전까지 끊이지 않고 계속 기록해왔고, 여러가지 공부한 것을 이 블로그에 올리는 것도 그런 노력 중에 하나입니다. 기록은 생각보다 빠른 깨달음을 주지 않았고, 그저 묵묵하게 여러 종이와 데이터에 필자의 손길이 담긴 글이 점점 수북하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죠. 그저 필자는 우연으로 이런 삶을 살게 된 것인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많습니다.

 

최근 여러 글을 읽으며 알게 된 것은 적어도 지금의 나는 모른다 라는게, 허접하지만 제 결론입니다ㅎㅎ. 기록하기 이전의 내가 지금까지의 내가 되기까지는 마치 여러 사건 안에서 잘게 조각되듯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글로는 절대 표현할 수 없는 심상이 너무나도 많고, 그걸 인식하고 표현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사람의 몸은 7년 동안 신체 모든 부위의 세포가 기계적으로 교체된다고 합니다. 그런 아주 미세한 세포 단위로부터, 아주 미세하고 미세한 변화점들이 번지고 퍼져서 정말 나의 모든 게 바뀌어도 나는 그 어떤 정보로도 그 현상을 인식할 수 없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근데 왜 기록을 하냐고 물으신다면...

 

마치 지구가 외계 문명을 만나기를 기도하며 공허한 우주에 라디오 전파를 쏘아올리는 아레시보 메시지 같은 게 아닐까요. 현재의 나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미래의 나에게 닿을 수 없으리란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래도 쏘아보는 겁니다. 말 그대로 나중일은 모르니까요! 미래의 나에게 쏘아올리는 작은 아레시보 메시지가, 저의 블로그 테마를 조금이나마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미숙하지만 이 미지의 세계에서 조금이나마 더 멀리, 조금이나마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메세지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블로거들이 아닐까요. 이 기록을 통해 우리는 존재하는 미지에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마치 라디오 전파를 우주로 쏘아보내는 것과도 닮아있네요.

 

미래의 나에게 전달하고픈 작은 마음이 필자의 키보드를 클릭하게 만들어주고, 그 작은 메세지는 언젠가 큰 의미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도 저는 글을 씁니다. 거창하지만 소박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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