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pin.it/7I3aLts

 

평등한 세상은 유토피아의 전유물이다.

 

가면 갈수록 견고해지고 첨예해지는, 우리를 향한 평가와 비판 말이다.

그것들은 평등이란 단어와 전혀 다른 방향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침몰되어 빛조차 닿지 않는 심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죽을 힘으로 발버둥친다.

 

1등과 꼴등. 우등생과 열등생. 전교 학생회장과 평범한 학생. 비등기임원과 등기임원.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차이, 갈등, 대조, 대비, 비교, 비량, 사조의 세상에서 매일매일, 우리는 적절한 등급을 시험하고 판단한다.

 

우리는 늘 주관적인 삶에 객관적인 등급을 부여한다.

 

근데. 괜찮다고? 뭐가 괜찮은 건가? 잘 짜여진 판 위에서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생쥐 꼴을 한 내가.

뭐가 괜찮은 건가?

이미 우리는 이 세계에 들어와버렸다. 생존해야만 한다. 유리로 만들어진 미로를 탈출하는 쥐에게는 포상이 주어질 것이고, 연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테니까.

실험결과는 우리가 얼마나 발버둥치냐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이 판 안에서 조금이라도 숨을 돌렸다간, 그 작은 숨마저 보태며 이 미로의 끝을 찾으려는 사람에게,

뒤쳐진다. 압도당한다. 패배한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가정집에서 제때 잘 먹고 제때 잘 자며 제때 이쁨받는 반려동물과 비교하지 말아라. 가정집에서 주는 사료와 이 미로의 끝에 놓인 사료는 전혀 같은 사료가 아니다. 집 지하실이나 침대 밑에 잠시 끼여 발버둥치는 것과 미로의 끝을 찾기 위한 발버둥은 완전히 다른 것이지 않은가.

 

자신의 위치를 분석하라. 내가 가진 것도 보되, 없는 것에 집중하라. 가질 수 없는 것 말고.

충분히 내가 가질 수 있는데도,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자기위로는 머나먼 구석에 남겨둬라. 실질적인 것을 보아야 한다.

짓밟고 죽여라.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 짓밟혀지고. 당신이. 죽을 것이다.

 

한 가지 위로해줄 것이 있다면 – 당신에겐 강력한 무기가 하나 남아있지 않은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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